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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N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2011년 11월 23일 고3이었던 강준수(가명)씨는 안방에 자고 있던 어머니를 흉기로 살해했습니다.

     

    어머니의 시신은 방안에 둔 채 8개월이 넘게 방치했는데요.

     

    결국 별거 중인 아버지의 신고로 체포되고 맙니다.

    강준수 씨는 왜 살인범이 되었으며 무슨 사연이 숨어 있을까요? 

     

    강준수의 어린 시절

     

     

    어릴 적 준수 씨는 착하고 공부도 잘하는 아이였습니다.

    반에서 1~2등을 다툴 정도로 학업이 우수했죠.

     

    고등학교 시절 전교 1등을 3번이나 했고 성실하여 선생님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아이였다고 합니다.

     

    강준수씨의 성적표
    TVN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중

     

    강준수 부친이 기억하는 신고 당일

     

    모친 살해 사건을 최초로 신고한 사람은 강준수의 아버지였습니다.

     

    강준수의 아버지는 엄마와 5년 전에 별거 중이었습니다.

     

    2011년 밤 11시경, 8개월 동안 연락이 닿지 않던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자, 아들을 찾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별거 이후 5년 만에 가본 집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집에 도착했을 때, 아들이 있는 것 같았지만 문을 열어주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이 집 안으로 들어가 보니, 역한 냄새가 나고 안방 문이 본드로 막혀있었습니다.

     

    거실 한가운데에는 사시나무 떨듯이 떨고 있는 준수 씨가 있었고, 방 안에서는 심하게 부패한 상태의 준수 씨 모친 시신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렇게  2011년 11월 23일, 강준수 씨가 긴급 체포되었습니다.

     

    강준수씨의 진술서
    TVN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사건 발생 전 상황

     

    사건 발생 3일 전,

     

    엄마는 아들의 공부를 독려하기 위해 새로운 체벌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밥도 먹지 말고 잠도 자지 마라'는 극단적인 처벌이었습니다.

    고3이 된 아들을 강압적으로 공부시키려 했던 것입니다.

     

    사건 발생 2일 전,

     

    배고픔은 견딜 만했지만 잠을 전혀 자지 못한 것이 큰 고통이었다고 합니다.

    졸음이 쏟아질 때마다 엄마는 밤새도록 체벌을 가했습니다.

     

    사건 당일,

     

    준수 씨는 전날 밤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9시간 동안 2시간 간격으로 골프채로 200대의 체벌을 받았습니다.

     

    오전 8시가 넘자 엄마는 잠을 잔다며 안방으로 들어갔고, 준수는 공부를 하려 했지만 피가 흐르는 상처로 인해 앉을 수가 없었습니다.

     

    고통을 참고 의자에 앉아 멍 때리던 중 21일이 학부모 입시 상담일이라는 탁상 달력이 눈에 들어왔고, 성적 위조가 들통날까 두려워하게 되었습니다.

     

    '저 날 엄마에게 맞아 죽겠구나' 

     

    무섭지만 죽기 싫다는 느낌이 들었던 준수 씨는, 결국 부엌에서 칼을 들고 안방으로 가게 됩니다.

    체벌 바지

    7번 아이언과 체벌바지

     

    "맞을 때 입는 바지가 있었어요"

     

    "엉덩이 부분이 피로 절어있는 바지였는데, 피나면 자꾸 바지를 버리잖아요.

    피 뭍은 바지를 빠는 것이 감당이 안 되어서 어머니께서 '맞자'라고 하면 계속 그 바지를 입고 맞았어요."

     

    당시 강준수 씨는 장시간 지속된 폭행으로 심각한 피부 괴사 증상을 겪었습니다.

    체벌로 인해 엉덩이 부위의 천이 엉켜 있었고, 8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폭행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었어요.

     

    혼이 나는 이유는 졸음이었습니다. 자다가 걸리면 혼이 났던 거죠.

     

    혼나는 시간이 길어지면 시간이 낭비되니 시간을 재서 맞아야 한다고 어머니께서 말씀하셔서, 맞을 때도 시간을 재서 40분에 한 번씩 정산하듯이 맞았다고 합니다.

     

    졸고, 훈계 듣고, 맞고, 공부하고를 무한 반복하고 밤새 혼나고 등교를 한 적도 있었는데, 그런 날은 흘러내린 피가 굳으면서 바지가 살에 달라붙어 의자에 앉아 있기 힘이 들었다고 합니다.

     

    바지를 떼어내면 살점도 같이 떨어졌고, 교복에 핏물이 배어 나올까 봐 휴지를 속옷에 덧대곤 했다고 준수 씨는 고백 했습니다.

     

    친구들의 증언 글
    친구들의 증언

     

    왜 반항하지 못했나?

     

    준수 씨가 더 이상 못 맞겠다고 잡고 막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어머니께서 가위를 들고 목을 찔러 죽을 거라고 자해 위협을 하시고, 베란다로 뛰어내릴 거라고 해서 결국 그만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출도 두 번 정도 해봤는데, 학교는 가야 하니까 다시 집에 돌아오곤 했다고 합니다.

     

    한편, 아버지는 준수 씨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함께 살러 갔기 때문에  그런 아버지를 의지할 수 없었고요.

     

    이처럼 준수 씨는 극도의 두려움과 위협 속에서, 그리고 가족 구조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어머니의 폭력에 저항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준수 씨의 심경 고백

     

     

    준수 씨는 사건 이후 8개월 동안 거실에 불을 켜 놓고 살면서, 끊임없는 악몽과 어머니의 환청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죄책감이 그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던 것 같습니다.

     

     

    "사실 어머니는 자기의 기준에서 최고의 사랑을 주신 것이다."

     

    "그분의 모든 인생을 갈아서 나를 키웠다."

     

    "어머니가 나에게 더 많은 푸시를 하실 때 점점 더 불안하고 두려워지셨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준수 씨의 가장 큰 후회는 어머니를 위로해 드리지 못한 것입니다.

     

    만약 돌아갈 수 있다면,

     

    "내가 아니어도 어머니는 대단한 사람이고, 귀한 사람이고, 충분히 사랑받을만한 사람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눈물을 흘리며 고백했습니다.

     

    어머니를 위로해 드리지 못한 게 너무 후회된다는 인터뷰 장면
    TVN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중

     

    징역 선고 : 단기 3년, 장기 3년 6월

     

    재판에서는 강준수 씨도 결국 피해자라고 여겨졌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계속 폭행을 당해왔고,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도 도피할 방법도 전혀 없었던 거죠.

     

    이러한 이유로 재판부는 준수 씨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가혹한 상화에 처해있었다고 판단하고, 이례적으로 관대한 판결을 내렸습니다. 

     

    준수 씨에게는 단기 3년, 장기 3년 6월의 형량이 선고되었는데, 우리 법이 내릴 수 있는 최저 형량이었습니다.

     

    출소 후 현재

     

    출소 후 준수 씨는 한 사람을 만나 결혼했고, 올해 31살이 된 그는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을 바라볼 때면 두려움이 밀려온다고 합니다. 언젠가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아야 할 터인데, 그 방법을 아내와 함께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정확히 어떻게 아이들에게 말할지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준수 씨는 자신과 같은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혹시라도 지금 열여덟 준수와 같은 시간을 견녀내고 있는 분이 있다면, 부디 자신과 같은 선택과 후회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는 이 말을 전하기 위해 오늘 카메라 앞에 섰다고 합니다.

     

    준수 씨는 아직도 과거의 아픔을 극복하고 있지만,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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